[탐사기획 ①] 감시받고 멍드는 태권도 심판부… 신기철 부의장, 특정 심판 '고립 유도' 의혹자필 확인서 3건 확보… 국가대표 선발전·전국대회 현장에서 유사 발언 반복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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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 심판위원의 확인서 일부 캡쳐 이미지. © 한국무예신문 |
첫 번째 확인서: P 심판 "같이 지내면 좋지 않은 대접 받을 수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품새상임심판 P 씨는 2026년 4월 19일 작성한 확인서에서, 2026년 2월 25일 또는 26일께 국가대표 선발전 수임 기간 중 저녁 식사 후 '황지연못카페'에서 신 부의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
"S 심판과 왜 가깝게 지내나? 자꾸 같이 지내면 다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P는 해당 발언에 대해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심판부 내부의 균열을 일으키는 언행 같아 거부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후에도 반복된 것으로 진술됐다.
P 확인서에 따르면, 2026년 종별선수권대회가 열린 전남 순천에서 S 심판과 같은 조에 편성돼 함께 이동하던 중 신 부의장으로부터 "S와 같이 어울리지 말라니까…"라는 취지의 말을 다시 들었다고 한다.
P가 "같은 조라서 같이 다녔습니다"라고 답하자 신 부의장이 거친 어조의 언행을 이어갔다는 내용도 확인서에 포함돼 있다. 확인서에는 해당 상황에서 욕설을 포함한 강한 표현이 사용됐다고 기재돼 있으나, 발언의 정확한 표현과 당시 맥락은 당사자 측 설명을 통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P는 이 같은 일련의 발언을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따돌리도록 유도하는 내용으로 인식했다"고 적었다.
공식 조 편성에 따라 함께 이동한 상황이었다면, 해당 진술은 단순한 사적 관계 문제를 넘어 심판 운영 과정에서의 정당한 동행까지 문제 삼은 것인지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 ▲ Y 심판위원의 확인서 일부 캡쳐 이미지. © 한국무예신문 |
두 번째 확인서: Y 심판 "경북 심판들 앞에서 모두에게 말했다"
품새상임심판 Y 씨는 2026년 4월 21일 작성한 확인서에서, 같은 국가대표 선발전 기간 중 2월 25일쯤 저녁 식사 후 경북 심판들과 함께 카페에 있던 자리에서 신 부의장이 "S 심판과 친하게 지내지 말고 같이 어울리지 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Y 씨는 이 발언이 특정 개인만을 향한 말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이들에게 "모두에게" 전달됐다는 취지로 적었다.
이 확인서는 P 씨 진술과 시점·장소·취지가 상당 부분 겹친다. 두 확인서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성됐음에도 유사한 정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발언이 개별적 오해가 아니라 다수 앞에서 공개적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발언의 정확한 맥락과 의도는 당사자 측 설명을 통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 ▲ I 심판위원의 사실확인서 일부 캡쳐 이미지. © 한국무예신문 |
세 번째 확인서: I 심판 "H·S과 어울리지 말라, 눈치껏 행동하라"
품새심판 I 씨는 2026년 4월 20일 작성한 사실확인서에서, 제5회 신한대학교총장기 전국태권도대회 첫날인 2026년 4월 2일 오전 9시경 신 부의장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I 씨에 따르면 신 부의장은 전날 저녁 P 부위원장, H 심판위원, A 심판위원과 함께 있었던 자리를 언급하며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한 뒤, 행동을 훈계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확인서에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발언이 기재돼 있다.
"어제 너, P, H, A이랑 술 먹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방에서 심판 관련 공부나 하고 있지 밖에 술이나 마시러 다니냐."
"품새심판부 분위기가 어떤지도 모르면서 H랑 어울리지 마라."
"S 심판하고 어울리지 말아라."
"눈치껏 행동해라."
해당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생활지도나 개인적 충고를 넘어 특정 심판들과의 교류를 자제하라는 직접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이다.
특히 "눈치껏 행동해라"라는 표현은 명시적 지시보다 더 넓은 범위의 순응을 요구하는 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심판들이 조직 내 분위기를 의식해 특정 인물과의 접촉을 스스로 피하게 만드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 ① — 세 건의 확인서가 형성하는 진술 구조
이번 사안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세 건의 확인서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성됐음에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점이다.
P·Y 두 심판은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들은 동일한 취지의 발언을 각각 별도로 진술했다. I 심판은 장소와 시점이 다른 별개의 전국대회 현장에서 유사한 성격의 발언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즉, 이번 의혹은 한 사람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구성된 사안이 아니다.
특히 Y 씨 확인서는 해당 발언이 개별 접촉이 아니라 경북 심판 다수가 동석한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는 취지를 담고 있어, 발언의 전달 범위와 맥락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황을 제공한다.
다만 확인서의 존재가 곧바로 모든 사실관계의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발언의 실제 여부, 표현의 정확성, 당시 분위기, 발언자의 의도, 수신자들의 해석은 협회와 당사자 측의 해명, 추가 증언, 관련 자료를 통해 종합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핵심 쟁점 ② — 직위와 발언의 관계
두 번째 쟁점은 발언자의 직위와 그 발언이 수신자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다.
확인서들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대한태권도협회 부의장이라는 고위 직책자가 품새심판들에게 특정 동료 심판과의 교류를 언급하며 나온 것으로 진술돼 있다. 일반적인 사적 관계에서의 조언과 달리, 조직 내 고위 직책자의 발언은 듣는 사람에게 단순한 의견이나 충고를 넘어 사실상의 지시, 경고,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확인서에 등장하는 "좋지 않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눈치껏 행동해라" 같은 표현은 수신자 입장에서 불이익 가능성 또는 조직 분위기에 대한 순응 요구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히 "누구와 친하게 지냈느냐"가 아니다. 조직 내 권한을 가진 인물이 심판들의 관계 형성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발언이 심판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본질적 쟁점이다.
핵심 쟁점 ③ — 표적 심판과 배제 근거의 부재
세 번째 쟁점은 확인서들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인물이 누구이며, 왜 그들이 문제 삼아졌는가이다.
세 확인서 모두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S 심판위원이다. I 씨 확인서에는 H 심판위원도 함께 언급돼 있다. 그러나 확인서 어디에도 이들이 왜 교류 자제의 대상으로 지목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가 제시되지 않는다. I 씨 확인서에 등장하는 "품새심판부 분위기가 어떤지도 모르면서"라는 표현 외에, 교류가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하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특정 심판과의 친분을 이유만으로 주변 심판들에게 거리두기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존재했다면, 이는 심판 조직 내부의 자유로운 관계 형성과 의견 교환을 위축시킬 수 있다. 특정 인물과의 친소관계 자체가 문제로 취급되고, 그 관계를 이유로 압박이 가해졌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조직 운영 원칙의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핵심 쟁점 ④ — 사적 동선 정보 전달 경로
네 번째 쟁점은 I 씨 확인서에 등장하는 사적 동선 정보 전달 정황이다.
이 씨 확인서에는 전날 저녁 누구와 어느 자리를 함께했는지에 관한 정보가 신 부의장에게 전달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해당 정보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단순 제보였는지, 조직적 보고 체계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단계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해당 정보를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를 곧바로 조직적 감시 체계로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심판들의 사적 접촉 정보가 조직 내 고위 관계자에게 전달되고, 그 내용이 이후 특정인과 어울리지 말라는 발언으로 이어졌다는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는 심판 조직 내부에 위축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사안이다. 심판의 독립성은 경기장 안에서만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경기장 밖에서도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정상적인 동료 관계가 보장될 때, 심판 조직의 건강성이 유지될 수 있다.
제도적 검토 필요성
이번 사안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기관 차원의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육단체 임직원의 공정 운영 의무, 직위를 이용한 부당 압력 여부, 협회 내부 윤리강령 및 심판 운영 규정과의 관계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특정 심판과의 교류를 이유로 불이익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사적 동선 정보를 근거로 행동을 제재하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면, 이는 단순한 조직 내부 갈등으로만 보기 어렵다.
다만 이는 현재 단계에서 법적 위반을 단정하는 취지가 아니다. 확인서에 기재된 발언의 사실 여부, 당시 발언의 맥락, 실제 후속 인사·배정에 영향이 있었는지, 해당 발언을 들은 심판들이 실제로 어떤 위축을 경험했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
협회와 당사자 측 입장
본지는 기사 작성 전 대한태권도협회와 신기철 부의장 측에 복수의 확인서에 기재된 발언의 사실 여부, 발언의 취지와 맥락, 향후 조치 계획 등에 대한 서면 입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마감 시점까지 공식 답변은 접수되지 않았다. 신 부의장은 지인찬스를 활용 담당기자에 대해 잘 아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기자는 세 건의 확인서 관련 사실 확인차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끝까지 받지 않았다.
본지는 협회 또는 당사자 측이 입장을 전해온다면 이를 추가 보도 또는 후속 기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심판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세 건의 자필 확인서가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것은, 협회 고위 직책자로 지목된 인물이 공식 대회 현장에서 특정 동료 심판들과의 교류를 자제하라고 말했고, 그 과정에서 강한 어조의 언행이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이 진술들이 추가 검증을 거쳐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문제는 단순한 개인 갈등을 넘어 심판 조직의 독립성과 공정성, 그리고 운영 투명성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
심판 조직은 특정인을 고립시키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공정한 판정과 규정 적용을 통해 선수와 대회의 신뢰를 지켜야 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몇몇 심판 사이의 갈등 차원을 넘어, 대한태권도협회가 심판 조직을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협회와 당사자 측의 분명한 입장 표명, 그리고 세 건의 확인서 내용 전반에 대한 투명한 사실 확인이다. 본지는 추가 증언과 관련 자료를 계속 확인하고 있으며, 대한태권도협회 심판부 운영 실태와 관련한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 본 기사는 세 명의 독립 제보자가 자필 서명한 확인서·사실확인서를 1차 근거로 작성한 보도입니다. 본문에 인용된 발언은 확인서 원문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전달한 것이며, 해당 내용을 확정적 사실로 단정하거나 피의혹 당사자의 반론권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아닙니다. 본지는 기사 작성 전 대한태권도협회와 신기철 부의장 측에 서면 입장을 요청했으며, 마감 시점까지 공식 답변은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향후 입장이 접수될 경우 이를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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