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법 시행 한 달, 2주 만에 9천 명 신청…“전달체계 구축 시급”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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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 ‘통합돌봄법 현장 점검과 과제’ 세미나 개최 © 한국무예신문 |
전국적으로 시행된 ‘통합돌봄법’이 시행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초기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대상자 확대에 앞서 전담 인력, 방문진료, 서비스 연계 체계 등 지역 현장을 뒷받침할 전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건국대학교 시민정치연구소는 지난 4월 30일 건국대 서울캠퍼스 상허연구관에서 ‘통합돌봄법 시행 1달 평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2026년 3월 전국 시행에 들어간 통합돌봄법의 초기 성과와 현장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행 2주 만에 신청자 급증…현장은 인프라 부족 호소
제도 시행 초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폭발적인 정책 수요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재철 진천군 통합돌봄팀장은 통합돌봄법 시행 2주 만에 약 9,000명이 서비스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시범사업 기간과 비교해 4.6배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신청자 급증은 곧바로 현장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팀장은 지자체 전담 인력 부족, 방문진료 등 필수 의료 인프라 미비, 지역별 서비스 자원 격차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통합돌봄은 복지 서비스만으로 완결되기 어렵다. 돌봄 대상자의 건강 상태, 주거 환경, 가족 돌봄 여건, 의료 접근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하는 만큼 행정·복지·의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상당수 지역에서는 이를 담당할 인력과 조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대상자 수보다 케어매니지먼트 체계가 핵심”
전문가들은 통합돌봄의 성패가 단순한 신청자 수 확대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케어매니지먼트 체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교수는 통합돌봄의 핵심 과제로 ‘전달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배 교수는 대상자 발굴과 욕구 조사, 서비스 계획 수립, 기관 연계, 사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통합적 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과평가 방식 역시 단편적인 실적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몇 명을 신청받았는지, 몇 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는지에 그칠 것이 아니라, 대상자의 삶의 질이 실제로 개선됐는지, 의료·돌봄 공백이 줄었는지, 지역사회 정착이 가능해졌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중앙·광역·기초 간 역할 분담도 과제
송해란 서울시사회복지재단 연구위원은 통합돌봄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광역·기초자치단체 간의 다층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앙정부는 제도 설계와 재정 지원, 표준 모델 마련을 담당하고, 광역자치단체는 지역 간 격차 조정과 전문 자원 연계를 맡아야 한다. 기초자치단체는 실제 대상자 발굴과 서비스 제공의 최전선에 서는 만큼 현장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권한과 인력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역 간 재정 여건과 의료·복지 자원의 차이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통합돌봄이 지역사회 기반 정책인 만큼, 지역의 역량 차이가 곧 서비스 격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26년은 제도 안착의 골든타임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2026년을 통합돌봄 체계 안착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했다. 법 시행 이후 초기 수요가 확인된 만큼, 이제는 제도를 현장에서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선 과제로 전담 인력 확충, 방문진료 및 의료 연계 강화, 지역 맞춤형 서비스 개발, 공공·민간 협력체계 구축, 성과 기반 평가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다.
통합돌봄법은 고령화와 가족 돌봄 부담 증가, 의료·복지 서비스의 분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제도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신청자 증가라는 초기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통합돌봄의 성패는 법 시행 자체가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돌봄이 끊기지 않도록 연결하는 전달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고 신속하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