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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과 백(魄)이 갈라서다
[신성대의 혼백론4]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0/08/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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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 한국무예신문

태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빚을 적에 다른 짐승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니까 모양만 하나님 자신의 형상대로 빚었을 뿐 지능은 다른 동물과 큰 차이가 없었다. 헌데 선악과를 따 먹고부터 신뇌(新腦)가 비약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짐승도 아니고 신도 아닌 영악한 동물로 변해 결국 에덴의 동쪽으로 쫓겨났다.

 

()’()’보다 나중에 생겨난 글자다. 

 

애초에 고대인들은 사람이 죽게 되면 육신과 함께 영혼이 땅 속에 머문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화산이나 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땅 깊은 곳에도 엄청나게 무서운 귀신이 산다고 여겼다. 이에 천신(天神)과 지신(地神)의 대비되는 개념이 생겨나면서 혼령(魂靈)은 하늘에, 백령(魄靈)은 땅에 대응하도록 하여 혼백을 분리시켰다. 이후 혼()은 정신을, ()은 육신을 담당하는 존재로 여기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육신과 함께 땅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하늘로 올라간 혼()은 신(), 땅으로 돌아가는 백()을 귀()라 일컫게 되었다. 중국 최초의 자전인 허신(許愼)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양기(陽氣)는 혼()이 되고 음기(陰氣)는 백()이 된다고 하였다. 이후 종교의 선악 개념이 추가되면서 신()은 제사를 지내 받들어야 모셔야할 존재로, ()는 땅에서 못나오게 밟아야 할 부정적인 존재로 갈라져 온갖 스토리텔링이 시작되었다.

▲ 주검 옆에서 슬퍼하는 모습과 갖가지 모습으로 관에 안치한 주검의 모양을 그린 사(死)자의 변천 과정.     © 한국무예신문

 

()가 탈을 쓴 유형의 것이라면 신()은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 무형(영적인)의 것으로 그만큼 인간의 인지(창조적 상상력)가 발달한 것이다. ()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해 인간 주변에 기식하는 하급한 귀신이라면 신()은 하늘에서 노니는 상층의 고매한 귀신을 일컫는다. 하여 음()한 귀()는 밤에 돌아다니고 양()한 신()은 낮에 활동하게 되었다. ()는 악한 것으로 인간에게 해코지를 하고, ()은 잘 받들어 모시면 인간을 보호해준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일찍이 중동 지역에선 유일신으로 통합되어 강력한 절대자로서 군림하는 데 비해 다른 지역 민족들은 다신(多神) 숭배로 끊임없이 새로운 신들을 만들어 추가하는 바람에 신들이 그다지 큰 힘을 지니지 못하고, 그나마도 살아남기 위해 저들끼리 죽도록 싸워야 했다.

 

()’은 사람들이 모여 비가 오길 비는 모습인 영()자에 무당 무()가 더해진 글자다. 무당이 기우제를 치르는 모습으로 비가 내리는 것이 곧 신()이 감응한 것이라 여겨 신령(神靈)혼령(魂靈)영혼(靈魂)영령(英靈)정령(精靈) 등 혼백과 귀신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에는 따로 뇌가 없으니 당연히 혼()이 없고 백()만 있다. 고대인들은 나무나 바위에도 영()이 깃들어 있다고 여겼는데 이를 정령(精靈)이라 하였다. 따라서 백()을 정령 또는 백령이라 해도 되겠다.

 

만약 인간이 꿈[]을 꾸지 않는다면 이런 영혼이니 귀신이니 하는 용어들이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고대인들은 꿈의 생리적 현상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또 하나의 현실로 간주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죽은 조상이나 잡아먹은 짐승을 만나고 온 꿈은 현재의 육신이 갈 순 없지만 영혼만이 갈 수 있는 저승세계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게 했다. 그리하여 죽는다는 사실에 그다지 서운해 하지도 않았으며, 단지 혼령이 어떻게 죽은 육신을 빠져나가 다음 세상으로 무사히 갈 수 있는가에만 관심이 많았다. 인간의 상상(환상)’이란 것도 실은 이 꿈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꿈이 인류문명사에 끼친 영향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크다 하겠다.

 

혼백(魂魄)은 귀신(鬼神)이 아니다!

 

인간은 불신의 동물이다. 속이고 의심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자신에게도 솔직할 수 없는 게 인간이다. 자신을 믿지 못하면서 신()은 믿는 게 인간이다. 왜 인간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가? 만물의 영장이라면서 왜 이리 불안해하는가?

 

동양의 사상은 대부분 한자로 표현되기 때문에 음양사상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것이 거의 없다. 언어적 표현 역시 그러한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귀신(鬼神)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여 귀()는 음()의 영()으로, 그리고 신()은 양()의 영()으로 배치시켰다. 허나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음()한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습관이 생겨 귀()를 음습한 것으로 신()을 양명한 것으로 배치시켜 놓았다. 따라서 귀()는 백(), ()은 혼()에 배치시켜야겠지만 이미 그 의미가 많이 변질된 터라 그냥 두어도 혼백론을 이해하는 데에 그다지 방해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무방하리라. 왜냐하면 어차피 혼백(魂魄)은 귀신(鬼神)이 아니기 때문이다. 혼백은 신경계의 기능이지만 귀신은 두뇌의식[]의 아이디어 상품이니 전혀 다른 성질이고 다른 개념이다. 죽음과 함께 당연히 혼백도 사라지지만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혼만이라도 귀신이 되어 영계에서 다음 삶을 이어간다는 이바구를 꾸며낸 것이다.

▲ 중국 한(漢)대의 갖가지 모습의 귀신.     © 한국무예신문

 

누가 뭐래도 귀()든 신()이든 모두 인간[新腦]의 상상이 만들어낸 것이다. 말 그대로 탈, 가면(假面), 거짓된(미친) 인간의 얼굴이다. 고대 주술사로부터 현대의 종교인들까지 기실 모두가 귀신을 빙자해 민중을 겁주어 계도하고 그걸 권력으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낸 도깨비허깨비일 뿐이다. 악귀를 물리쳐 인간을 보호해야 한다고? 헛소리! 보호를 핑계로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다. 짐승이 사람을 속인 적이 있던가? 거짓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다.

 

아무려나 귀신()이 사람을 해코지한다고 하지만 언제 귀신이 사람을 속인 적이 있던가? 사람이 사람을 속이지 귀신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사람을 속이기 위해 만 든 게 귀신이지만 정작 귀신 자신은 사람을 속인 적이 없다. 만약 귀신이 단 한 번이라도 인간을 속였다간 그날로 굶어죽는다. 어떤 인간이 그 귀신을 믿고 받들겠는가? 진실로 무서운 건 사람이지 귀신이 아니다.귀신도 속이는 게 사람이다. 귀신 곡()하게 만드는 게 사람이다. 사람은 못 믿어도 귀신은 믿는다. 사람을 못 믿어서 귀신을 만든 것이다. 귀신을 믿는 데에는 의심이 필요 없지만 인간을 믿는 데에는 의심을 놓을 수가 없다. 귀신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귀신은 마음의 그림자다. 마음이 없으면 귀신도 없다. 귀신은 문명의 그림자다. 문명이 없으면 귀신도 없다.귀신이 없으면 거짓도 없다. 고로 귀신은 거짓이다. 거짓이 없으면 종교도 없다. 거짓이 없으면 철학도 없다. 거짓이 없으면 문명도 없다. 그렇지만 인간에게 귀신은 이다. ‘거짓에서 나온 것이다. ‘이든 거짓이든 마음에서 나온다. 고로 마음은 참이자 거짓이다. 이러고도 참나(眞我)를 찾을 수 있겠는가, 없겠는가? 그걸 찾아가는 과정을 수행이라고 하지 않는가?

 

자연에는 귀신이 없다. 자연에는 거짓이 없다. ‘있는 그대로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심신의 수행은 혼백(魂魄)을 가르는 훈련과정이다. ()를 닦는다는 건 한 길을 꾸준히 가는 것을 말한다. 수행을 하고자 하는 결심을 발심(發心)’이라 한다. 이미 발심한 분이라면 굳이 이 연재를 기다리지 말고 필자가 쓴 산책의 힘혼백과 귀신을 지침서로 삼아 곧장 수행에 들어가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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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27 [11:3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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