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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민이 되기 위한 체질개선작업의 시작인가
구시대와 단절하기 위한 몸부림 '스스로에게 돌던지기'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5/06/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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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 한국무예신문

60년대 필자(筆者)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학교보다 만화방(漫畵房)으로 등교(?)한 날이 더 많았을 만큼 만화를 좋아했었다. 그러다가 77년 처음 외항선 기관사로 일본 선박(船舶)에 승선하는 바람에 일본을 자주 기항(寄港)했었다. 그때 일본 책방에 들러 구경하다가 까무러치게 놀란 적이 있다. 세상에! 그동안 내가 본 그 많던 만화가 단 하나도 예외 없이 일본 것을 베낀 것이었다니! 정나미가 떨어져 그 후론 만화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며칠 전 한 중견 만화가와 이런 얘기를 나눴는데,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두 번째로 충격(衝擊)은 가게에 들러 과자를 사는데 한국에서 사먹던 인기 제품과 똑같은 것들이 즐비(櫛比)해서 어이없고 씁쓸해 했던 일이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시중에 외제 상품이라곤 있을 수가 없던 시절이었다. 그리곤 한국에서와 똑같은 일본 방송프로들! 나중에 출판하면서 받은 온갖 충격! 특히 일본에서 보았던 아주 특별했던 책 제목과 똑같은 작품명으로 한국의 어느 신진 작가가 모 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 등등.
 
압축성장 국가에서 표절(剽竊)은 관행?
 
잘나가던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작가 신경숙의 작품 표절 논란(論難)이 메르스 소동(騷動)을 뚫고 여론의 도마 위로 우뚝 올라섰다. 표절했다고 하는 문제의 원작(原作)을 알지도 못했다는 작가의 변명(辨明)이 오히려 시민들을 더 화나게 한 모양이다. 지난날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해당 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 제기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과거에도 같은 지적(指摘)을 받았으나 유야무야 넘어간 일인데 이제 와서 다시 거론(擧論)되다니! 아무렴 작가 당사자로선 속상하고 억울(?)한 구석도 없지 않겠다. 결국 여론에 밀려 사과 같지 않은 사과를 하긴 했지만, 이게 또 사람들을 더 열 받게 만들고 말았다.
 
하긴 이 나라에서 표절이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이겠는가? 박사 논문 표절로 국회의원 자격 논란을 일으켰던 국회의원은 해당 대학교에서 논문표절로 확인되었지만 지금까지 금배지를 잘 달고 있다. 총리나 장관 후보 청문회에서의 논문 표절 의혹은 너무 당연(當然)한 일인지라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하게 된 지 오래다. 아무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다음 사건이 터질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대한민국에서 후안무치(厚顔無恥)는 가장 뛰어난 생존전략(生存戰略)이 아닌가?
 

기실 문화든 기술이든 모방(模倣) 없이는 발전(發展)도 없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한강의 기적’도 들여다보면 그만큼 열심히 남의 기술을 베끼기 한 덕분(德分)이다. 고도성장, 압축성장한 나라치고 남의 기술을 훔치고 베끼지 않은 나라는 없다. 문학, 예술, 철학, 대중가요, 방송, 출판 등 문화전반에서도 ‘창작’ ‘창조’를 부르짖지만 그건 구호(口號)일 뿐, 베끼기는 필수(必須)다. 누가 먼저 베끼느냐가 성공의 열쇠였다. 그리고 그걸 누구도 부끄러워하거나 나무라지 않았다. 아무렴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짝퉁은 절대 가질 수 없는 ‘품격’
 
문제는 작금의 대한민국이 더 이상 후진국도 개발도상국도 아니라는 데에 있다.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이다. 경쟁 상대이자 세계적인 문제(問題)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동반자적(同伴者的) 위치에 있다. 몰염치(沒廉恥)에 대해 과거와 같은 묵인(黙認) 내지는 관용(寬容), 무책임, 무원칙, 무매너가 더 이상 통(通)하지 않는다. 선진문명사회는 한국이 지난날의 후진적 타성(惰性)을 벗어던지고 그들과 소통(疏通)할 수 있는 매너와 품격(品格)을 갖추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승(優勝)했으니 물벼락이나 맞아라? LPGA, PGA, KPGA 할 것 없이 한국골퍼들은 샴페인 한 병 준비하지 못해 맨날 저질 맹물 세리머니다. 다른 외국선수들 하는 것 보면서도 제가 마시던 침 묻은 생수나 맥주를 끼얹는다. 그게 인격모욕 행위인 줄은 인식조차 못한다. 가난해서일까? 못 배워서일까? 따라 할 건 제대로 못 따라하면서, 해서는 안 될 것은 염치없이 흉내 내는 바람에 대한민국을 점점 불쌍하게 만든다.
 
21일 제주시 오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투어 바이네르오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재범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데 하필 왜 그린재킷? PGA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했나? 국제적으로 골프대회 우승자에겐 그린재킷을 입히는 게 관행인가? 엄밀하게 얘기하자면 마스터스대회 우승자 외에 그린재킷을 입히는 건 표절, 상표권(혹은 저작권) 침해라 할 수도 있다.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 해도 짝퉁임은 부인(否認)하기 어렵겠다.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세계인들은 그렇게 본다. 이러고도 한국 상품이 제값 받을 수 있을까? 한국인들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을까? 이왕 제대로 알고 제대로 베끼기라도 했으면 덜 부끄럽겠다.
 

글로벌 마인드와 된장독 마인드
 
이 크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조금만 소문나면 터무니없는 책도 백만 권씩 팔려나간다. 선진 대국에서조차 고작 몇 만부 밖에 안 팔린 책들도 한국에선 일약(一躍)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이 흔하다. 영화 역시 재미있다고 소문 좀 나면(실은 소문내면) 천만은 가볍게 돌파(突破)한다. 문화 편식(偏食)이라고 대수롭게 넘어갈 수도 있으나 그 심리 저변(底邊)을 들여다보면 단순무지, 부화뇌동(附和雷同), 설득(說得)보다는 선동(煽動)에 약한 전형적인 후진적 사고가 짙게 깔려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가 하면 소문난 먹자골목을 찾으면 ‘원조’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지역마다 온갖 축제가 벌어지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 서로 베끼기 하는 바람에 그게 그거다. TV채널마다 ‘먹방’이 도배질을 하고 있다. ‘맛있으면 그만!’ ‘재미있으면 됐지!’라는 구시대적인 관대(寬大)함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니 넓게 보면 한국인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표절 혹은 짝퉁에서 자유로울 사람 없다. 알고서도 모른 척 동참했으니 미필적(未畢的) 공모자(共謀者)인 셈이다. 하여 누구든 운(運) 나쁘게 걸리면 “왜 나만 갖고 그래!”하며 주저앉아 앙탈부린다.
 
하인에겐 “왜?”가 없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도 권한도 없다. 너무도 일상화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된 베끼기 타성과 그것을 묵인하는 관행들. ‘문화창조’를 외치기 전에 졸부근성, 짝퉁근성, 노예근성에 대한 반성이 먼저다. 주인장으로 거듭나는 체질개선작업을 하지 않고선 절대 선진국 문턱을 못 넘어선다. 한국이 잘 나갈수록 그 꼴이 우스워지는 이유다. 한류가 아래(후진국)로만 흐르는 이유겠다. 주인 의식이 곧 글로벌 마인드. 주인장 매너가 글로벌 비즈니스 소통매너다.
 
글로벌 마인드에서 나온 창조적 솔루션 사례
 
요즘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인기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인도 하층민 출신으로 차를 파는 등 온갖 궂은일을 해가며 총리에 오른 입지전적(立志傳的)인 성공스토리 때문이 아니라, 과히 교과서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완벽하게 그리고 현란(絢爛)하게 구사(驅使)하는 그의 글로벌 비즈니스 소통매너 때문이다.
 
모디 총리의 요가 사랑은 유별나다. 내각에 요가부를 설치할 정도로 요가 전도사로 알려진 그는 그동안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요가와 인도 전통의학을 홍보해 왔다. 결국 지난해 12월 11일 UN으로부터 《세계 요가의 날》을 지정받는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지난 21일 지구촌을 요가매트로 뒤덮었다. 그런 다음 마치 거대한 오케스트라 지휘자(指揮者)처럼 지구촌을 무대로 한 거대한 퍼포먼스를 펼쳐냈다.
 
요가를 통한 인도 이미지 심기 작업! ‘요가로 세계인의 힐링’이라는 글로벌 아젠다를 만들어내는 테크닉! 세계의 요가인들과 일심동체(一心同體)를 이뤄낸 글로벌 소통매너! 인도 국기 배색 머플러 컬러 코디 개인기! 지구촌을 자신의 무대(舞臺)로 만든 주인장 매너! 혼자서 각본, 기획, 연출, 주연을 다 해냈다. 요가매트 한 장으로 자신을 세계의 중심에 앉힌 것이다! 이런 게 글로벌 비즈니스 소통매너의 진수다.
 

‘표절영웅’은 우리들의 자화상(自畵像)
 
비단 이번 표절 사건 뿐 아니라, 법조비리, 학원비리, 종교계, 예능계 등등 비리가 터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되 내이는 말이 ‘양심(良心)’ 운운(云云)이다. 양심에 맡긴 결과가 계속 이 모양 이 꼴이다 보니 요즘은 새로이 ‘인성(人性)’을 들먹인다. 역시나 별 생각 없이 그저 그럴듯한, 개념(槪念)이 명확치 않은 대충 애매모호한 용어다. 양심과 인성은 개인적이고 감정적이어서 사회관계적이질 못하고 객관적 평가 기준도 세울 수 없다.
 
‘양심’의 나라에 왜 ‘양심적인 인물’이 이렇게 드문가? 사실 ‘양심에 맡긴다!’는 건 ‘네 마음대로 하라’는 사회적 방기다. 그래놓고 사건이 불거지면 그때서야 몰매를 던지는데 이는 논리적(論理的)으로도 맞지 않은 행동이다. 그러니 먼저 이 된장독 상투어부터 추방(追放)해야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성’이 아니라 ‘인품(人品)’이다. ‘인성교육’이 아니라 ‘인품교육’이어야 맞다. 양심이 아니라 품격에 맡길 일이다.
 
‘양심’은 속이거나 위장(僞裝)할 수 있지만 ‘품격’은 감춰지지 않는다. 최근 히트 친 영화 《킹스맨》이 황금률(黃金律)로 삼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1382년 영국 윈체스터 대학을 설립한 위컴(William of Wykeham) 주교의 명언(名言)이다. 품격은 매너로 다듬어지고 표현된다. 선한 인성, 깨끗한 양심도 결국은 품격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매너를 살피면 그 양심과 인성까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품격 없이 국민소득만 올라가면 그만큼 더 타락(墮落)하게 마련. 작금의 대한민국이 그 좋은 예가 되겠다. 한국은 진즉에 기어서 올라갈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到達)했다. 이제는 금선탈각(金蟬脫殼)으로 날아오르는 길밖에 없다. 비양심에 돌 던질 용기만큼 돌 맞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 뼈를 깎고 피를 가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피할 수도, 피해서도 안 되는 숙명(宿命)이다. 때를 놓치면 나락(奈落)으로 굴러떨어질 것은 자명(自明)한 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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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6/27 [11:56]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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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튼튼태권 2015/07/20 [07:07] 수정 | 삭제
  •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무한 2015/06/30 [08:09] 수정 | 삭제
  • 보내주신 기사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석우 2015/06/28 [10:33] 수정 | 삭제
  • 신하가 직언을 하면 자기의 목숨이 위태롭지만 간언을 하면 나라가 위태롭다
  • 조관형 2015/06/28 [10:32] 수정 | 삭제
  • 좋은글 감사하고 공감합니다.
  • 이상기 2015/06/28 [10:31] 수정 | 삭제
  • 좋은 글 감사합니다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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