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 무예서가 인니로 간 까닭은… 韓, 맞춤형 '무예도보통지' 외교한·인니 정상회담서 1790년 편찬 종합 무예서 선물… 군인 출신 인니 정상 '취향 저격'
지난 1일 한국 측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이어진 선물 교환식에서 인도네시아 정상에게 최고 예우인 무궁화대훈장과 함께 『무예도보통지』 영문판과 해설서인 '무예도보통지주해(동문선 출판사)를 전달했다.
군인 출신 정상 배려한 맞춤형 선물, 조선의 무예서
『무예도보통지』는 1790년 조선 왕명에 따라 국가 주도로 편찬된 종합 무예 훈련 교범이다. 한국 측은 "앞서 관람한 태권도 시범에서 볼 수 있듯, 한국 무예의 정신과 전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 선물은 평소 독서를 즐기고, 특수부대 사령관을 지내 무술과 진법에 관심이 많은 인도네시아 정상의 개인적 배경을 깊이 연구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편일률적인 의전용 선물을 넘어, 상대방의 취향과 관심사를 정조준한 외교적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96년 韓서 태권도 배웠죠"… 조선 무예서가 소환한 현대의 우정 조선의 무예서가 전달되자, 양국의 현대 무예 교류 역사도 자연스럽게 회자됐다.
인도네시아 정상은 1996년 특수부대 사령관 시절, 부하 장병 200명을 한국에 보내 2년여간 태권도 위탁 교육을 받게 했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당시 인도네시아 장병들은 검은띠를 딸 때까지 훈련을 받았으며, 한국군이 직접 이들의 교관으로 나섰다. 과거 양국 군이 피땀 흘리며 맺은 무예 교류의 인연이 수백 년 전 조선의 무예서를 매개로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인니 국기 담은 활, 그리고 전통 단검의 교환
무예와 전통을 매개로 한 양국의 소통은 다른 선물에서도 이어졌다. 한국 측은 인도네시아 국기의 붉은색과 흰색을 반영해 특수 제작한 '전통 활 세트'를 추가로 전달하며 우의를 더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측은 자국의 전통 단검 '크리스(Keris)'로 화답했다. 평시에는 등 뒤에 차고 있다가 전투 시에 앞으로 옮겨 쥔다는 전통적 의미가 담긴 무기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측은 대통령 집무실용 탁상 조각품과 반려견을 위한 세심한 선물까지 준비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선물 교환이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의 내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고 분석한다. 외교 전문가들은 "상대국의 역사와 정상의 배경을 치밀하게 고려한 맞춤형 문화 외교가 양국의 신뢰를 한 차원 높이는 촉매제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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