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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라 霞修羅 HUSTLER - 024
부제: 비리아도(秘理雅道) 비밀스런 이치를 간직한 우아한 길
 
한국무예신문 기사입력  2013/02/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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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뉴스이미지. (이미지출처:Sports Donga, Naver)
드디어 그들이 경천동지할 제세 구예를 갖출 즈음, 삼구지존은 제자들이 자신의 원수를 무릎 꿇리는 것을 통쾌한 장면을 보지 못 하고 눈을 감아야 했다.

복수의 일념으로 쉬지 않고 계속한 비무행과 제자들을 훈련시키느라 진기를 소진한 때문에 과거의 내상(內傷)이 도져 약물조차 듣지 않게 된 것이었다.
 
이만청은 세 명의 제자들에게, 다마조사배 비무대회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일월신수에게 복수를 하고, 나아가 구림을 제패(制覇)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삼마출현혈풍취(三魔出現血風吹)
세 마귀가 나타나니 피바람이 분다

삼구지존이 사망하자, 폐관 수련을 마치고 강호 출도(出道)를 한 세 명의 제자들은 구림을 뒤흔든 혈풍(血風)의 주역이 되었고, 세인들은 이들을 삼마(三魔)라고 칭했다. 
 
첫째 이리고마(裡里孤魔) 정운광. 단신(單身)으로 고수 쉰 명과 연이은 비무에서 승리를 거두어 고독한 마귀[孤魔]라는 별명을 얻었다. 

혹자(或者)는 그가 단신(短身)이었기에 ‘꼬마’라고 불리던 것이 고마(孤魔)로 변했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일화(逸話)를 들려 주었다.

젊은 시절 그는 비무를 하던 중, 래일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공을 치려 했지만 키가 작아 간이 미치지 않자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애재야(哀哉也)! 대장호 신단호(臺長乎 身短乎)?”

‘슬프도다! 대가 긴 것이냐 아니면 내 키가 작은 것이냐?’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 말은, 단신 구예인의 아픔을 함축적으로 표현해낸 명구(名句)로 오늘날까지 회자(膾炙)되고 있으며, 그의 키가 무척 작았음을 증거하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영남함마(嶺南鬫魔) 부매랑. 스승인 삼구지존이 세상을 떠난 후, 고향으로 돌아가 얼마 동안 무관을 운영하다가 호주(濠洲)로 건너갔다.

부매랑은 큰 키에 마른 체격으로 유난히 안색(顔色)이 파리했지만, 지독한 독종이었다.

특히 비무에서 패하면 견디지 못 했다. 아무리 실력 차이가 나는 고수라도 한 번 이길 때까지 잡고 놓아 주질 않아서 하루에 무려 백 판이 넘는 비무를 한 적도 있었다.

게다가 다음날 또 찾아가고… 그 다음날 또 찾아가는 지독함으로 상대의 진을 빼고 결국은 두 손 두 발 모두를 들게 만들었다.

그의 아버지는 매화[梅]처럼 기품있는 사내[郞]가 되라고 이름을 지었다지만, 이름이 운명을 바꾸는 것인지… 그는 던지면 되돌아온다는 호주 원주민의 무기 부메랑(Boomerang)같은 성격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부매랑은 또한 구루몽을 능가하는 신력(神力)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함마(鬫魔)란 범이 우는[鬫] 듯 큰소리를 쳐서 상대의 기를 꺾는다고 해서 지어진 별호 같지만, 그의 목소리는 그다지 크지 않았고 엄청난 힘으로 해머(Hammer)처럼 힘차게 간을 휘두른다고 해서 붙은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공을 래일을 열세 번이나 튕긴 전무후무(前無後無)한 기록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무척 괴팍(乖愎)스런 성격이어서 돌발적인 행동을 자주 했다.

걸핏하면 주먹을 휘둘렀기 때문에 수 차례나 포청에 끌려갔고, 합의금(合意金)을 마련하느라 운영하던 무관도 처분하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근거지를 해외인 호주로 옮겼다.
어쩌면 이름이 그의 운명을 바꾼 것인지도 몰랐다.
 
셋째 즉방금마(卽放金魔) 구루몽. 사부인 삼구지존의 진전과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형들을 제치고 마교의 수뇌(首腦)가 된 그는 가장 성향이 패도적이었다.

그 성향에 어울리게 지지부진한 비무는 귀찮다며, 한 합마다 승부를 가려 즉석[卽]에서 돈[金]을 내놓는[放] 형태의 즉방(卽放) 비무를 즐겼기에 이같은 별호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스승의 유언(遺言)을 따르는 한편 자신의 무공을 확인하고자 일월신수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이미 일월신수는 유명(幽明)을 달리한 터라, 구루몽은 그의 전인인 한성사절(漢城四絶)을 비롯한 이름난 고수들과 단지(斷指)를 조건으로 비무를 하여,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구예인들을 구림에서 영원히 떠나도록 만든 인물이었다.
 
신촌당왕 양봉환의 기나긴 이야기를 듣고 난 상천이 비분강개(悲憤慷慨)한 음성으로 물었다.

“그러면 제 아버지는 즉방금마 구루몽과의 비무에서 패했기에 손가락을 자르신 겁니까?”

양봉환은 묵묵히 왼손을 들어 상천의 얼굴 가까이로 내밀었다.

그리고 가운뎃손가락에 낀 반지를 빼내자 놀랍게도 두툼한 반지와 함께 손가락이 손에서 분리되었다.

그의 손가락은 정교하게 만든 의지(義指)였으며, 눈에 띄지 않도록 반지로 고정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헉-! 그 손가락은……?”

상천은 경악성을 터뜨렸다.

“나 역시… 젊은 시절 호승심(好勝心)으로 터무니없는 조건이 걸린 비무에 응했다. 물론 네 아버지의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이것이지.”

“…….”

“구술인이 중지(中指)를 잃었다는 것은 생명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다섯 손가락 가운데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가운뎃손가락은 지교의 근본인 만큼 구예인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네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전혀 이해하지 못 할 일이 아니다. 사형에게는 당무가 전부였으니까… 사형에 비하면 나는 비겁한 것인지도 몰라. 지금까지 살아 있으니 말이다.”

과거의 상처를 회상하는 양봉환의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담겨 있었다.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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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2/26 [18:10]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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