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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誠)‧신(信)‧의(意)
[신성대의 혼백론 39]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1/10/2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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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본격적으로 수행에 들기 전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스스로에게 자문해봐야 한다. 이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그냥 자투리 시간에 명상이나 체조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말 일이다.

 

옛 어른들은 사람됨의 기본으로 세 가지 덕목(德目)을 꼽았는데 성()()()가 그것이다. 수행자에게도 당연히 요구되는 것으로 성()이란 지극한 정성, 다른 삿된 잡생각이 들어 있지 않은, 바램이 없는 무념의 정성을 말한다. ()은 두 마음이 아닌 것을 말한다. 마음 다르고, 말 다르고, 행동이 달라서는 안 되는 것이다. ()는 마음의 자리이다. 너그럽고 크게, 바른 뜻을 가지되 절대 옹졸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호기심으로 서푼어치 재주를 익혀 스승행세하며 존중을 받아 호구지책을 해결하려는 욕심으로 수행할 일이 아니다. 그런 속된 목적이라면 굳이 수행에 들 필요도 없겠다. 차라리 수염 기르고 상투 틀고 도포 걸치는 것으로도 충분히 어리석은 중생들을 유혹할 수 있다. 수염 기르는 동안 책이나 뒤져 몇 개 안 되는 성인들의 말씀만 외워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아는 척만 해도 어디 가든 밥은 얻어먹는다.

 

수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에 대한 더 없는 간절함이 없다면 결코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내 생을 다 바치고도 모자라면 다음, 그 다음 생애를 바쳐서라도 기필코 깨치고 말겠다는 각오가 섰을 때 비로소 가부좌 틀고 앉기를 권한다.

 

언제 수행의 길을 갈 것인지도 각자의 형편에 따라 다르겠다. 필자는 인도 브라만들처럼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열심히 일해서 경제를 해결한 다음 세속에 대한 미련 없이 홀가분하게 출가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야 전념할 수 있으리라. 용맹정진, 대오각성? 젊은 혈기로 해탈하는 것 아니다. 일찍 출가하면 오히려 미련과 욕망을 억제하기가 더 힘들고, 또 자신의 근기도 미처 헤아리지 못해 잘못 선택한 건 아닌지 하고 끝없이 회의를 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행은 오래 한다고 해서 반드시 깨치는 것도 아니고 또 더 높은 경지에 오르는 것도 아니다.

 


예전에 필자가 중국 도교의 성산인 화산을 구경 갔을 때, 안내를 해준 중국 작가이자 화산연구가인 친구가 골짜기 군데군데 파인 석굴과 움막들을 가리키면서 현재도 화산 일대에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저렇게 들어앉아 수행중이라고 했다. 재밌게도 그들 대부분이 부자들이란다. 부자가 아니면 저런 험한 골짜기에서 수 년 혹은 수십 년씩 살 수가 없단다. 먹을 것을 누군가 거기까지 지고 올려다 줘야 하니 가난한 자는 꿈도 못 꾼단다. 듣고 보니 이치에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떡이며, 속으로 언제 나도 저런 기회가 올 수 있으려나 하고 부러워했었다.

 

아무런 경제적 준비 없이 출가해서 절이나 성당에 들어가면 엄격한 규칙생활을 해야 하고 밥값을 하려면 세속 못지않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 돈 갖다 주는 신자들의 비위 맞춰주고 교세를 늘리는 봉사도 해야 한다. 그러자니 저도 모르는 온갖 미사여구를 주워 담아 감히 중생들을 계도한다면서 뻥을 쳐야 한다. 그래서야 온전히 수행에 전념할 수도 없겠고 영혼의 자유는커녕 자칫 자기세뇌에 빠져 얽매인 동물원 짐승이나 가축 같은 삶을 살다 이승을 마칠 수도 있다. 조직생활이라는 게 원래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거와 같은 것이니까. 필자가 종교적 집단 수행에 회의를 가지는 이유 중에 하나다. 아무려나 간절한 한 마음이면 산 속이면 어떻고 도시 지하 단칸방이면 또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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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0/25 [07:5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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