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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자만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
 
신성대 논설위원(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1/09/2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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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지혜, 버림의 미학 
 
▲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복덕(福德)은 함께 다닌다.
 
한국인만큼 복을 좋아하는 사람 또 있을까? 원래 복덕은 함께하는 것인데,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이 덕은 내몰라하면서 복만 빈다. 간단히 말해서 대박만 나게 해달라는 말이다. 특히 출세와 재물 복에 환장한다. 발복을 위해서라면 조상묘도 언제든 파내어 옮긴다. 스스로 노력한 만큼 받았으면 됐지 대체 그 이상 무얼 더 바라는지? 아무튼 이 땅의 조상들은 죽어서도 자손 뒷바라지에 이사까지 마다 않는다.
 
제발이지 이젠 풍수니 뭐니 하는 짓거리 좀 내다버렸으면 한다. 모조리 미신일 뿐이다. 길지? 발복? 오죽 못났으면 산이나 강 기운을 빌어 만대 발복을 꿈꾸는가? 스스로 덕을 쌓아 복을 만들 생각은 않고 공덕(空德)에 공복(空福)을 바라는 얌체 짓을 이젠 내다버릴 때가 되지 않았나? 당당하게 공덕(功德)으로 발복(發福)할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게 지금 이 나라가 염원하는 공정사회 아닌가?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서양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하는데, 동양적 표현으론 덕(德)의 실천, 즉 덕행(德行)이다. 덕이 복을 부른다고 했다. 해서 동서고금을 통해 그토록 많은 현자들이 덕을 베풀라고 권했으면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믿음이 가지 않는가? 그렇다면 많이 가진 분들께서 시험 삼아 밑지는 장사 한번 해보시길 바란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절반의 지혜
 
2010년 어느 날, 미국 최대의 갑부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사상 최대 규모의 기부운동을 시작했다. 그러기 1년 후 뉴욕에서 이들 갑부 등 14명의 유명인사들의 비공개 만찬회동에서 미국의 4백대 부자들로 하여금 생전에 혹은 사후에 최소한 재산의 절반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서약을 하도록 하자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에 미국의 부자들이 이 기부운동에 줄을 서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부(富)의 대물림이 얼마나 어렵고 또 위험한 일인지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이다. 복덕이 함께해야 한다는 지혜를 깨우친 것이다.
 
지금 이 절반의 기부운동은 물 건너 유럽에까지 퍼지고 있다. 진정한 보수는 의무를 다하는 사람을 말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보수이다. 그들로 인해 사회가 굳건해지는 것이다. 강한 나라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절반의 기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부는 분명 대를 거듭할수록 늘어만 갈 것이다.
 
부(富)의 둑을 쌓는 지혜, 덕(德)
 
삼국시대에 만든 김제 벽골제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인공저수지이다. 아직까지 그 둑의 일부가 남아있어 살펴보니 당시 흙과 생나뭇가지 섶을 교대로 쌓아서 오랜 세월동안 허물어지지 않고 견고하게 남아있었다고 한다. 이 공법은 일본에도 전해져 농업혁명을 일으키게 하였다. 그 후 우리나라 강이나 저수지 둑을 쌓을 때는 반드시 이 공법을 사용하였다.
 
재물이 물(水)과 같다면 부자는 그 둑에 비할 수 있겠다. 비가 오면 물을 가두고 가뭄이 들면 수문을 열어 그 물을 흘려보낸다. 그렇지만 때가 되면 다시 물은 고이는 법, 평소 여간해서 저수지 바닥을 드러내는 일은 없다. 그러니 둑이 높아야 많은 물을 가둘 수 있고 튼튼해야 오랜 세월을 견뎌낸다.
 
흔히 말하듯 복덕(福德)은 함께 붙어 다니지만 덕(德)은 결코 복(福)처럼 굴러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덕은 베풀어 쌓는 것이고 복은 들어와 쌓이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수지 둑을 쌓듯 복과 덕을 차례로 켜켜이 쌓아야 높이 올릴 수 있다. 복만 쌓아 서는 몇 해 못가 폭우에 산사태 나듯 둑이 터지듯 쉬이 무너져 도리어 재앙이 되고 만다. 덕 없는 복은 결코 제 키를 넘지 못한다. 흙이나 모래만으로는 건물을 높이 올리지 못하는 것처럼.
 
한국의 부자들이 이 절반의 지혜를 깨닫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가? 재벌 가족들이 한국 경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아들 딸, 사위 며느리, 손주, 사돈에 팔촌까지 명품수입에서부터 동네 빵집, 커피집까지 아귀귀신처럼 집어삼키기에 여념이 없다. 흡사 가을 고구마 밭에 뛰어든 멧돼지 가족들 같다.
 
편법상속, 점점 깊어가는 사회 양극화, 빈부격차 심화, 청년 일자리 실종, 복지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중에 국회에서의 재벌 때리기가 지속되자 마지못해 어느 회장이 몇 천억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는데(예전에 죄 짖고 약속한 것은?), 난데없는 서울시장 사퇴바람에 그나마 제대로 홍보효과도 못 내고 말았다. 어차피 진정성 없는 억지 기부에 누구 하나 감동받을 사람 없겠지만, 덕 없는 복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아올리는 재벌들의 성채가 얼마나 오래갈지.
 
전부(全部) 혹은 전무(全無)의 무혼(武魂), 그리고 절제의 무덕(武德)!
 
비록 작은 둑이지만 나름대로 복과 덕을 쌓아온 안철수 교수가 한국정치판에 돌풍을 몰고 왔다. 그는 따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는 서울시장 후보를 미련 없이 양보해버렸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더 큰 차기 대통령 자리가 호박처럼 굴러들어 오게 생겼다. 이제 그것마저 마다하고 던져버린다면?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상생의 법. 다 던질 수 있는 자만이 다 가질 수 있음을 이제 알겠는가? 그는 이미 대통령이다. 5년짜리가 아닌 임기 없는 영원한 대통령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여야만 한다. 그는 조선 백자와 같이 깔끔하게 살아왔다고 한다. 백자든 청자든 밖으로 내돌리면 사금파리 되는 건 불문가지. 좋은 물건이든 훌륭한 인물이든 그렇게 만들어지고 또 그렇게 다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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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9/29 [08:22]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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