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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한국인들만 삿대질이 중범죄인지도 모른다!
국회의원들은 물론 간판스타 교수들도 코리아 이미지를 쑥대밭으로 망쳐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6/07/0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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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한국인들 중에는 밥을 먹다가도 무심코 젓가락으로 상대를 가리키며 말하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다. 이는 식사 중 포크나 나이프를 들고 상대방을 향해 눈을 찌르듯 흔드는 것과 같이 공격적인 행위로 무례다. 또 회의석상에서 볼펜 등 필기구를 가지고 상대를 가리키거나 흔드는 사람도 많은데, 한국 외교관들도 일부 외국 고위관리와의 자리에서조차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고 교수 출신들 중에는 그런 버릇을 가진 이가 꽤 많다. 서구인들과의 비즈니스 협상 테이블에서라면 완전 자살 행위이다. 반드시 도구를 내려놓고 말을 해야 한다.
 
노태우 정부 시절 당시 한국외무부 정무차관보로서 한소수교를 위해 뛰었던 이정빈(李廷彬)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회고에서 나온 에피소드다. 1990년 그는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외교고문으로 있던 아나톨리 도브리닌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일을 맡았었고, 그해 6월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한소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막후 교섭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문을 진행하던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의석에서 고성으로 질문을 문제 삼으며 항의하던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과 격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외교의 ‘외’자도 모르는 놈들이…”
 
‘나는 도브리닌에게 “대소지원 문제는 내가 확답할 수 없는 문제이니, 노재봉(盧在鳳)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나 논의해 보라”고 했다. 노재봉 실장도 내게 자신과 도브리닌의 만남을 주선하라고 했다. 그런데 도브리닌은 노실장과의 만남을 한마디로 거절했다. “나는 그 사람과 안 만날 겁니다. 그런 무례(無禮)한 사람과는 만나지 않겠습니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싶어 가슴이 철렁했다. “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지난번 한국에서 만났을 때 그가 내게 삿대질(Finger-point)을 했어요. 정말 불쾌했습니다. 모멸감을 느꼈어요.”
 
교수 출신인 노재봉 실장은 어떤 일을 설명할 때는 손가락을 세우고 지적하듯이 말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게 도브리닌의 눈에는 삿대질 하는 걸로 비친 모양이다. 서양 사람들은 삿대질을 커다란 인격모독으로 받아들인다. 구미(歐美)의 외교무대에서 평생을 보낸 외교거물인 도브리닌으로서는 노실장을 더 없이 무례한 사람으로 여겼을 것이다. 한 시간 반가량이나 설득하다가 내 방으로 돌아왔더니, 노실장의 비서가 전화를 걸어왔다.
 
“큰일 났습니다. 실장이 ‘도브리닌에게 가서 약속을 잡으라고 했더니, 하라는 약속은 않고, 자기가 뭘 한다고 한 시간 반씩이나 얘기하고 있느냐’고 노발대발하다가 조금 전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큰일이다 싶었다. 정상회담을 하려면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져야 했다. 나는 밤 11시 40분에 도브리닌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자다가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다. 나는 “당신이 노실장을 만나주지 않으면 내 목이 달아나게 생겼다.”면서 “내일 새벽 5시도 좋고 6시도 좋다. 10분이 됐건, 20분이 됐건, 노실장을 좀 만나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도브리닌은 같은 직업외교관 출신으로서 내 고충을 이해한 것 같았다. 다음날 새벽 5시 반에 두 사람이 만났고, 그다음날인 6월 4일 샌프란시스코 페어먼트호텔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최초의 양국정상회담을 갖고 한소 관계 정상화 등에 합의했다. 그해 9월 30일 한소수교를 맺었다. … 한번은 외무부 출입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외교의 ‘외’자도 모르는 놈들이 외교를 망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가 청와대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월간조선》(2015, 9월호)에서 발췌
 

“매너의 ‘매’자도 모르는 놈들이…”
 
아니나 다를까!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고성과 삿대질이 난무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손가락질 사진이 온 매스컴을 도배했다. 그 사진을 본 외국인들은 아찔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품격 수준인지 국회의원 그 한 사람의 품격 수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대한민국 선량들이 ‘국캐의원’이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장면이라 하겠다. 차라리 총이나 칼을 들고 결투를 하든지! 그게 아니면 헛소리를 하든 말든 달이 개 보듯 초연하면 될 것을! 총체적인 문제는 그때 찍혀진 직간접 간여 다른 의원들까지 거의 모두 김동철 의원의 손가락질 모드로 통일하여 왈가왈부 대응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런가하면 일반 민초 한국인들조차 식당에서 종업원, 고급호텔에서 웨이터를 부를 때 손가락을 들고 큰 소리로 “어이!”하는데, 이에 습관화 된 한국인들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만 외국인들은 기겁을 한다. 만약 그때 외국인과 함께였다면 다시는 그와 식사 약속 잡기 어려울 것이다. 웨이터가 지나가거나 눈길을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급할 때에만 잠자코 손바닥을 들어서 불러야 한다.
 

“무지무능하거든 저급하지나 말아야지…”
 
지체가 좀 높다는 한국인들 중에는 아랫사람을 턱이나 손가락 하나로 부리려 드는 이가 많다. 기실 턱질, 손가락질도 갑질이다. 특히 손가락질은 사람을 물격 내지는 짐승격 취급하는 인격모독 행위로 어떤 경우에든 절대 금물이다. 손가락은 지휘봉이 아니다. 정히 누군가를 가리켜야 한다면 손가락 전체를 바로 펴서, 그러니까 손바닥을 사용할 일이다. 역시나 점잖은 모임에서 손으로 사람을 밀치거나 소맷자락이나 어깻죽지를 잡아당기는 행위는 큰 무례이다. 사람은 짐승과 달리 눈빛과 언어로 소통한다.
 
손가락질은 기념사진의 단골 메뉴 ‘파이팅’ 주먹질과 더불어 국격을 떨어트리는 저질 매너로 한국인이 시급히 버려야 할 악습 중의 하나다. 아무렴 인격과 물격도 구분할 줄 모르면서 선량질인가? 막말, 삿대질, 멱살잡이도 의원의 특권인가?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두렵다. 이왕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었으니 국회의원들부터 우선적으로 인성교육 좀 받았으면! 금배지 떼고 매너교육부터! 일자리 늘려 줄 것이라 기대도 않으니 제발이지 같은 한국인인 걸 부끄럽게 하지나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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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7/09 [23:33]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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