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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의 주역산책<1> 건괘의 효사와 괘상은?
건괘(乾卦)=장엄하고 진지한 이야기
 
서상욱(사학자) 기사입력  2012/03/2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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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개 서상욱(사학자) 
<건괘(乾卦)>
적극적으로 건강을 추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위대한 군자
 
[본문] 
건(乾) - 원(元), 형(亨), 이(利), 정(貞)
초구 - 잠룡물용(潛龍勿用).
구이 - 見龍在田(현룡재전), 利見大人(이견대인).
九三 - 君子終日乾乾(군자종일건건), 夕惕若(석척약), 厲无咎(려무구).
九四 - 或躍在淵(혹약재연), 无1)咎(무구).
九五 - 飛龍在天(비룡재천), 利見大人(이견대인).
上九 - 亢龍有悔(항룡유회).
用九 - 見群龍无首(견군룡무수), 吉(길).
 
건(乾)은 괘명으로 강건함을 상징한다. 괘사인 ‘원(元), 형(亨), 이(利), 정(貞)’은 건괘의 기본 성질이 성대(盛大)하고, 형통(亨通)하며, 순리적(順理的)으로 이(利)로움을 주며, 올곧음(貞)을 나타낸다. 사람들은 건괘의 이러한 의의를 중시하여 이름을 지을 때 이 4개의 글자를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잇속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을 혐오하여 세 번째인 이(利)는 별로 자주 사용하지 않았다.
 
건괘를 해설한 《문언전(文言傳)》에 따르면 원(元)은 만물의 근본적이고 위대한 성장 동력으로 무한한 우주의 에너지이다. 시초이자 무한대인 우주의 에너지는 만물에 무차별로 공급되므로 지극히 선(善)하다. 형(亨)은 발전과 번영을 이루는 장엄한 자연계의 시스템이다. 생명체를 유기체라 하는 것은 우주라는 대환경과 지구라는 중환경, 그리고 생태계라는 소환경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은 만물이 존재하는 과정으로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美) 드라마를 의미한다. 리(利)는 순조로움이다. 만물은 각자가 지닌 존재의 이유에 따라서 다른 만물과 관계를 형성한다. 그것이 의(義)이다. 만물이 의를 다할 때 우주라는 시스템이 순조롭게 가동된다. 정(貞)은 우주와 만물이 지닌 항구불변의 진리이자 도(道)이다. 진리가 불변이라는 의미는 누구도 함부로 동요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형과 리가 건의 작용이라면, 정은 건의 도이다. 대인(大人) 또는 성인(聖人)은 우주와 함께 그 덕을 공유하고, 일월의 광명처럼 세상을 밝게 만들며, 사계절의 변화처럼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므로 그의 언행은 귀신이 좌우하는 길흉을 능가할 수가 있다.
 
건괘에서는 심신이 건강한 사람의 모델을 군자(君子)라고 한다. 군자는 배움을 통해 기량 또는 에너지를 모으고(學而聚之), 자신의 배움에 대해 옳고 그름을 물어서 선택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에 독선적이지 않고(問而辨之), 관용으로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는 도량을 지니며(寬而居之), 사회적 조화를 목적으로 행동하는(仁而行之) 사람이다. 맹자(孟子)는 이러한 사람을 대장부(大丈夫)라고 했다. 장의(張儀)나 공손연(公孫衍)과 같은 유세객들을 높이 평가했던 경춘(景春)이라는 사람이 제후들을 두렵게 만드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대장부가 아니냐고 묻자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천하를 무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며, 천하를 바른 위치로 세울 수 있으며, 천하의 대도를 행동으로 실천하며, 백성들과 더불어 자신의 뜻을 이룩하고, 뜻을 이루지 못할 것 같으면 홀로 자신의 도를 행하며, 부귀를 지나치게 탐하지 않고 가난하고 천하게 살더라도 지조를 바꾸지 않으며, 위엄과 무력으로도 꺾지 못하는 사람이 진정한 대장부라오.”
심신이 건강한 사람이란 건괘에서 말한 군자나 맹자가 말한 대장부임이 분명하다.
  
초구의 효사는 숨어있는 용으로 아직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용은 중국에서 고대로부터 신비로운 동물로 여겨왔다. 깊은 연못 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땅위를 걸어 다닐 수도 있고, 하늘을 날아다닐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용은 천도(天道)의 변화를 상징한다. 생명에 관한 말로 바꾸면, 생명의 단계별 조율(調律) 즉 리듬을 암시(暗示)한다. 잠룡(潛龍)은 양의 기운이 잠복해 있는 상태 즉, 생명체의 리듬이 가장 저조한 단계에 있음을 의미한다. 아래에 나오는 ‘현룡(見龍)’, ‘약룡(躍龍)’, ‘비룡(飛龍)’, ‘항룡(亢龍)’은 생명체의 리듬이 저조한 상태에서 시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차츰 고조(高潮)되는 상태를 나타낸다.
 
구이의 효사는 용이 논밭과 들판에 나타났으므로, 큰 덕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그의 도움을 받아 함께 덕을 실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見’은 일반적으로는 ‘견’이라 읽지만 나타난다는 뜻일 경우는 ‘현’으로 읽으며, 현(現) 또는 현(顯)과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인간의 성장단계로 보면 기력이 넘치는 청소년기에 해당하며,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한 신출내기에 해당한다. 기력과 기백은 넘치지만 정확한 방향성을 모르기 때문에 대인(大人)의 지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연히 정력을 낭비하여 건강을 잃으면 평생토록 고생을 하게 된다.
 
구삼의 효사는 하괘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와 있으므로 이미 사람들로부터 자질을 인정받아 군자(君子)라는 명성이 높아진 단계이다. 그러나 그러한 군자라도 하루 종일 열심히 노력하고서도, 밤늦게까지 혹시나 위험한 지경에 빠지거나 재앙(災殃)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건건(乾乾)’은 ‘건건(健健)’으로 힘들다는 생각이나 싫증을 느끼지 말고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일종의 의성어로 ‘끙끙’과 같다. ‘석(夕)’은 하루 중에서 상대적으로 늦은 저녁 무렵을, ‘려(厲)’는 위험한 상태를, ‘구(咎)’는 과실 즉 허물을 가리킨다. 《주역》에서 허물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하고서도 후회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르지만, 누구나 쉽게 후회를 하지는 못한다. 잘못은 과오(過誤)라고 한다. 과오란 정도를 지나쳐서 잘못된 상태라는 뜻이다. 매일 하루 종일 노력하고도 혹시나 자신에게 과오가 없을까 염려하는 군자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구사의 효사는 한 번 뛰어보고 다시 원래 있던 연못으로 돌아오면 허물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구사는 하괘를 벗어나 상괘의 가장 밑에 있으므로 아직은 세상에 나아가 뜻을 펼칠 능력이 있는지를 잘 모른다. 따라서 한 번 세상에 나아가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 생기면 다시 원래 있던 연못으로 돌아가야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구오의 효사인 ‘비룡재천’은 능력을 갖춘 용이 적절한 시기와 위치를 차지하여 하늘을 누비는 광경을 묘사한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세상에 펼치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보좌하는 대인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구오에서 말한 대인은 왕사(王師)를 의미한다. 가장 잘나갈 때도 우환에 대비하여 뛰어난 능력과 덕성을 갖춘 자문역이 필요하다.
 
상구의 효사인 ‘항룡유회’는 용이 이미 자신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이르렀으므로, 만물이 극에 이르면 반드시 되돌아간다는 이치에 따라서 길(吉)하거나 유리(有利)하지 않다는 뜻이다. ‘항(亢)’은 지나치다(過)는 뜻이며, ‘회(悔)’는 회한(悔恨) 즉 후회(後悔)를 하게 된다는 뜻으로 길하거나 유리하지 않은 상태를 가리킨다.
 
용구(用九)는 64괘 중에서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만 들어있으며, 각각 ‘용구’, ‘용육(用六)’이라 부른다. 역시 효의 판단을 의미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군룡(群龍)’ 즉 여러 용들이 ‘잠룡’, ‘현룡’, ‘약룡’, ‘비룡’, ‘항룡’ 등의 형태로 시작도 끝도 없이 계속하여 돌아가며 나타나는 것을 가리킨다. 한꺼번에 이러한 용들이 나타난 상황이다.
 
건괘의 괘상은 위에도 건(☰)이고 아래에도 건(☰)이다. 건은 하늘(天)로서 곧 해가 떠오르는 것과 같이 강성함을 의미하므로 ‘건(健)’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신체가 강건하고 장엄한 것을 상징한다. 건괘는 강건하고 적극적이므로 ‘자강불식(自强不息)’하며 왕성하게 운동을 한다. 양강(陽剛)하고 강건(剛健)하게 작용하는 본질을 갖추어 그것을 변화의 규율로 삼게 되므로, 사람들은 이러한 하늘의 강건한 정신을 본받아서 자신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생명에 관한 말로 바꾸면, 건강은 인류의 생명을 유지하는 근원이므로 건강해야 풍족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생명의 리듬이 가장 저조할 경우는 초구의 ‘잠룡물용’이라는 가르침에 따라서 움직이지 말고 고요히 배우는 일에 치중하며 심신을 연마해야 한다. 용이 논밭에 나타날 때는 생명의 리듬이 융성하기 시작하는 때이므로 구이처럼 행동해도 되지만, 사회의 초년병으로서 훌륭한 선배를 만나거나 평생을 함께 할 큰 인물을 만난다면 더욱 좋다. 구삼은 하괘에서 맨 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양효가 양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득위까지 했다. 그러나 자신과 응하는 상구가 이미 은퇴한 노장으로 실권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므로 도움을 받지 못한다. 주변에는 모두 양강한 경쟁자들뿐이니 다시 한 번 분발해야 할 때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크게 발전시키려면 힘들어하거나 싫증을 내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자신의 건강을 걱정해야 위험한 상황에 빠지거나 질병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
 
구사의 경우와 같이 용은 연못에 있을 때는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재능이 있다고 해서 서둘러 세상으로 나아가 무모하게 행동하다가는 건강을 잃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오처럼 용이 하늘로 날아오를 때는 신체가 건강하고 튼튼하여 사람의 생명 리듬이 가장 높은 시기이므로 열심히 사업에 전념해도 좋다. 그러나 오히려 용이 가장 높은 곳에 있을 경우는, 만물이 가장 극점에 이르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기 시작하는 것처럼, 생명의 리듬도 극점에 이르게 되어 건강을 잃게 될 우려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조용히 휴식을 하면서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만약 신중하게 행동을 하지 않으면 상구와 마찬가지로 우환을 만나게 된다. 龍이 이렇게 시작도 끝도 없이 변화하면서 발전하는 것을 생명에 비유하면, 끊임없이 순환하는 생명의 리듬과 같다. 용구는 이러한 생명의 순환규율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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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3/23 [12:56]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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