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새 수련 시 유의할 사항은 시선, 몸의 중심이동, 속도의 완급, 힘의 강유, 호흡 등이다. 품새란 품새 이름과 그 품새선에 따른 동작군의 의미와 상징성을 담고 있다. 동작군은 동작의 복수적 의미다. 동작이란 신체의 움직임에 따른 공방적 행위를 말한다.
속도의 완급이란 속도(speed) 곧 ‘빠르기’를 말하고 완급(緩急)은 느림과 빠름을 이른다. 사전에서 속도의 의미는 물체가 나아가거나 일이 진행되는 ‘빠르기’이다. 물리에서는 물체의 단위 시간 내에서의 위치 변화를 이른다.
속도의 이탈리아어는 템포(tempo)다.
템포는 음악에서는 물론 무용 등에서도 아주 주요한 요소이다. 품새에서 속도는 영어로 speed 라 하는데 그 보다는 tempo라는 표현이 더 적확할 듯하다. 음약, 무용 등에서 널리 쓰이는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교본에서 속도의 몇 가지 분류가 보인다.
‘빠르게’ ‘서서히(천천히)’ ‘아주 빠르게’ ‘빠르고 강하게’ ‘서서히 강하게’ ‘이어서’ 등이다. 품새 도보(圖譜․그림과 설명)에 유의하면 속도의 구체적 ‘빠르기’를 알 수 있다.
‘빠르기’ 구분에서 ‘빠르고 강하게’ ‘서서히 강하게’ 등은 속도와 힘의 강유가 합성된 용어이다. ‘이어서’는 연계동작에서의 속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어서’와 두 동작 또는 그 이상 간의 속도에 대한 설명이 없다.
속도는 품새의 리듬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데 속도의 기준이란 대체 무엇일까? 음악에서 속도는 통상 심장박동의 속도(1분 70회)면 느린 음악이다. 이보다 두배쯤 되는 140 정도면 빠른 음악으로 본다.
1분은 60초(회)이다. 1분 70회의 심장박동수보다 10회가 차이를 보인다. 오늘날 속도의 기준은 초(秒)단위로 되어있다. 하지만 메트로놈(음악 템포를 재는 기계)으로 1분에 70개의 빠르기다. 음악에서는 사람의 심장박동과 같은 박자의 음약을 들으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박자가 규칙적이며 멜로디가 적절히 반복되는 음악이 좋다. 음악과 사람 몸이 동조화되기 때문이다.
태권도 품새 경기규칙에는 속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그 규칙의 품새경기 채점기술 지침에 따르면, 표현성 채점항목 중 강유-완급-리듬 세부 기준 항목이 있다.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를 보자.
대한태권도협회 품새 경기규칙에 보이는 해설에 따르면, ‘속도와 힘’ 설명에서, 동작의 속도는 힘과 함께 태권도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품새에서 요구되는 속도는 각 동작의 특성과 기술적 맥락에 따라서 다르다. (…)따라서 각 동작이 갖는 속도에 대한 요구와 특성을 잘 이해한 표현이 평가의 기준이다.
다음으로 강유-롼급-리듬 세부 항목의 설명에 따르면, 품새의 특성에 따라 나타나는 적절한 완급과 리듬의 올바른 해석을 통해 동작 동작이 지닌 완급과 리듬이 조화되어 표현될 때 기준에 부합된다. 그러나 한 품새의 연무가 천편일률적인 속도나 힘, 그리고 리듬으로 진행되는 것은 감정대상이다.
“잘 이해한 표현이 평가의 기준” “적절한 완급과 리듬의 올바른 해석을 통해” 등 설명은 선수, 심판에게도 이해하는데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다.
속도의 기준이 없어 선수, 심판의 주관적인 이해와 기준에 의한 행위가 다르기에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을 듯하다. 두루뭉술한 정의로는 품새문화는 크게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품새마다 품과 동작의 수가 정해져 있듯, 각 품새의 수행단위가 초에 기준 또는 심장박동수이건 간에 기준 되는 정상의 속도를 명확히 함으로써 느림과 빠름의 기준을 제공해 줄 수 있다. 각 품새마다 소요되는 시간(초 단위)을 명시해둠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